2017년 5월 23일 화요일

가상화폐의 원리



가상화폐(Virtual Money)의 원리



 
요즘 세간의 최고의 화두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다. 1 비트코인이 무려 2,500불을 넘었다.
도대체 비트코인이 뭔데 이리 가격이 올라가는걸까?
내 주변 분들 중에서도 가상화폐에 대하여 비슷한 질문을 주시는 분이 많아서,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쉽게 말해서 비트코인과 신용카드는 현금과 당좌 수표만큼이나 다르다.
 
현금과 당좌수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서 갑돌이가 을순이에게 백만 원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 보자. 현금으로 준다면, 그냥 건네주면 된다. 교환은 전적으로 두 사람 사이에서 즉시 이루어지며, 3자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흡사 네이트 메신저에서 사용자끼리 파일을 주고 받듯이 갑돌이 을순이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당좌수표를 끊어 준다고 하면, 이야기는 약간 달라진다. 을순이는 수표를 가지고 갑돌이의 거래 은행으로 가서 돈을 찾아와야 하는 것이다. 마치 웹 공간에 누군가가 파일을 올려 두면 다른 사용자가 해당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가듯이 말이다. 이 경우 교환 과정은 갑돌이 중계자 을순이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은행이 됐건 웹 서버가 됐건, 3자가 필연적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는 방식이라는 얘기다.
 
우리가 지금까지 흔하게 봐온 전자적 결제 수단들은 모두 후자에 속한다. 예를 들어 내가 싸이월드에서 도토리를 사면, 싸이월드의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내가 몇 개의 도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기록이 남게 된다. 내가 그 상태에서 음원을 구매하면, 기록된 도토리 값이 차감되면서 뮤지션에게 판매액이 정산된다. , “싸이월드 뮤지션의 순서로 교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세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iTunes 스토어나 일반 신용카드 결제 역시 제 3자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중앙 집중적(Centralized)으로 교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최초이자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특징이 나온다. 비트코인의 교환은 중앙 처리 서버 같은 것 없이 이루어진다. 분산적인(Distributed) 교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마 비트코인 거래소가 털렸네 어쩌네 하는 뉴스는 다들 접한 적이 있을 테지만, 정작 비트코인 시스템 자체가 해킹당했다는 소리는 못 들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털 수 있는 대상이 없기 때문에 못 터는 것이다. iTunes 선불 카드 시스템이 중국 해커한테 털렸다느니, 싸이월드 서버가 해킹당했다느니 하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바로 이 점이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이며 성취다.
 
비트코인 시스템에 무국적이라는 말이 붙는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교환 작업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서버가 미국에 있을 경우, 해당 거래는 미국에서 이루어진 것이 된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처음부터 교환을 처리하는 서버가 없다. 국적 불문하고 개인대 개인(P2P), 즉 ‘무국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게 중요한 일이 될까
간단하게 말해서 이건 중계 비용의 감소를 의미한다. 시간적 측면에서든, 금전적 측면에서든 말이다. 아마 시장에서 사소한 물건 하나 살 때마다 은행에 가서 당좌수표 대서(B)해야 한다고 하면 다들 속 터져 죽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한심무쌍한 짓거리는 실은 현재의 온라인 거래에서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우선 중계인(카드회사)은 가맹을 요청한 판매자가 제대로 운영되는 데가 맞는지, 악의적인 사용(카드깡 등)을 하는 데는 아닌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자연히 결제 시스템 구축에 시간이 걸린다. 거래가 완료되고 나서 정산이 처리되기까지도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계속해서 중계인에게 중계 수수료를 내야 함은 물론이다.
 
소액 결제의 경우, 불편함은 더욱 가중된다. 현재의 소액 결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다.
1. 미리 일정액을 결제하여 적립한 뒤 실제 거래시 차감: 싸이월드 도토리, mp3 다운로드 서비스 등.
2. 카드 정보를 미리 입력받은 뒤 정기적으로 카드사에 청구: iTunes 스토어 등.
 
어떤 것이 되었건 간에, 포탈 서비스나 iTunes 스토어 같은 대형 판매자가 아니면 선택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게다가 거래 시간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카드도 느린데 이건 더 느리다. 내가 연주한 음악은 틀림없이 팔렸는데, 정산이 안 되어 내 주머니에 돈이 안 들어온다면 미치고 팔짝 뛸 일 아닌가? 그나마 한국은 금융 거래 시스템이 통합되어 있어서 차라리 나은 거다. 미국에서 계좌이체 같은 거 하면 사흘씩 걸릴 때도 있다. 유럽 연합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에 거주하는 생산자가 미국의 판매자에 위탁 판매한 상품을 유럽에 사는 소비자가 구입한다면? 이쯤 되면 문제가 산으로 간다. 인터넷 상거래가 발달하면서 국경을 넘어선 거래, 소액 거래는 더더욱 빈번해지고 있는데 말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방법은 단 하나, 처음부터 중계인 없이 돌아가는 교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비트코인은 이것을 처음으로 해냈다. 물론, 나는 비트코인은 달러나 유로와 같은 화폐다.’ 라는 일부 비트코인 열성 지지자들의 주장에 회의적이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내용들을 두고 볼 때, 이 친구들이 이런 소리를 하는 이유도 대략은 짐작이 간다.
 
한가지 확실히 해 두기 위해 첨언하자면, 위에서 설명한 내용들은 모두 기술적인 측면에만 해당된다. 비트코인이 실제 화폐처럼 기능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며, 과연 투자가치가 있는지 투자할 만한 물건인지도 현 시점에서는 확실하지는 않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이유로, 이 기술이 어떻게 다듬어져 나갈지에 대해서는 큰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약간 초점이 다르긴 하지만, 이 글도 비슷한 맥락이다. ‘중계자가 없다는 얘기는 뒤집어 말하면 개인 정보 보호 측면에서 훨씬 더 좋다는 얘기도 된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성이 익명성, 무국적성이라고 설명하는 한국 언론들의 수준은 실로 한심하다 할 수 있겠다. 애시당초 비트코인은 전체 사용자의 거래 내역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결제를 받기 위해 자신의 지갑 계정을 공개한 피자집이 있다고 할 경우 이 피자집의 입출금 내역 역시 전부 공개된다. 즉, 익명이라고 하기 힘든 것이다



가상 화폐 ... 정체가 뭔가?




 
비트코인은 분산 네트워크형 가상 화폐로 중앙 집중형 금융 시스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용자끼리 직접 연결되어 거래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쉽게 계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송금이나 소액 결제에 유용하다. 화폐 가치가 불안할 때는 오히려 신뢰할 수 있는 지급 수단이 될 수도 있다. 해킹, 도덕적 해이, 불법 거래 이용 등 문제점을 보이기도 하지만, 효용성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활발한 투자와 기술 진보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 시스템의 혁명, 비트코인
 
핀테크의 대표적 분야인 지급 결제나 대출, 자산 관리 서비스로 금융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는 금융 시스템의 원리를 바꾸는 혁명을 가져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비트코인은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핀테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비트코인은 2009년에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P2P(Peer to Peer) 네트워크 기반의 전자 금융거래 시스템이자 새로운 화폐다. 기존의 화폐 체계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이상적인 화폐를 구현하려는 동기에서 출발했다.
 
기본적으로 모든 통화는 발행 주체를 지니며 화폐로 통용되기 위한 가치와 지급을 보장받는다. 예를 들어 각국의 화폐는 중앙은행에서 발행해 운영하고 있다. 포인트나 상품권, 사이버 머니의 경우에도 발행 및 운영 주체인 기업이 존재하며, 일반적으로 이들의 서비스 내에서만 통용된다. 발행 기관이라는 중심부가 존재하며 이용자들은 이들이 구축한 지급 결제 인프라를 통해 수직적인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비트코인은 중앙 집중적인 통제를 배제한 화폐 시스템이다. 분권화된 구조를 위해 비트코인은 서버 · 클라이언트 방식 대신 이용자들끼리 수평적으로 상호 연결되는 P2P 구조로 설계되었다. 비트코인의 발행 및 거래 내역은 중앙 서버가 아니라 이용자들의 컴퓨터가 구성하는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발행 과정에서부터 중앙 기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많은 시간과 컴퓨터의 프로세싱 능력을 요하는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면 새로운 비트코인이 생성되어 가질 수 있는데, 이를 마이닝(mining)이라고 한다.
 
향후 100년간 발행되는 비트코인의 숫자는 전체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으며, 4년마다 통화 공급량이 줄어들어 2140년에 통화량 증가가 멈추게 되어 있다. 이는 임의로 통화량 조절을 하지 못한 장치로 비트코인의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화폐의 발행과 이용자들의 거래 내역이 전체 네트워크로 공개되어 모니터링되며, 거래 기록 또한 전체 네트워크 상에서 승인이 이뤄진다. 새로 발생하는 모든 기록의 묶음을 블록(block)이라 하는데 이를 생성할 수 있는 자격은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푼 사람(miner)에게 주어진다. , 마이닝을 통해 비트코인을 얻는다는 것은 새로운 거래 기록을 정리해 블록을 형성한 대가라고도 할 수 있다.
 
블록(block)들이 연결(chain)되면 이제까지의 모든 거래 기록이 되는데 이를 블록체인(blockchain)이라 한다. 블록체인은 공공 거래 장부(public ledger)’라고 부르기도 한다. 똑같은 거래 장부를 복사해 각자 가져가고 새로 생긴 거래 내역도 직접 장부에 적어 넣기 때문이다.
 
모든 비트코인 이용자는 정기적으로 거래 장부를 검사하며 잘못 적히거나 누락된 장부가 있으면 다른 사람이 가진 올바른 장부를 복사해 온다. 여기서 올바른 장부란 전체 비트코인 이용자 가운데 과반수가 갖고 있는 데이터와 일치하는 장부를 뜻한다.
 
비트코인이 주는 새로운 가치
 
비트코인은 신용카드 회사와 같은 제3자를 배제하고 구매자와 판매가가 직접 결제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거래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누구나 쉽게 계정을 생성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트코인은 해외 송금이나 소액 결제와 같은 거래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은행을 통한 해외 송금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게다가 전 세계 70%의 사람들이 통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용에 제한이 있는 사람들도 다수 존재한다. 소액 결제는 은행 계좌 이체나 신용카드의 수수료 구조 때문에 판매자 입장에서 큰 부담이 되어 꺼려지는 경우가 많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거래에서 기존의 지급 수단이 주지 못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경제 상황이 불안한 지역에서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의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중앙은행이나 국가가 보장해 주는 신용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 재정 위기를 겪은 그리스나 스페인, 키프로스 등에서는 뱅크런(bank run, 은행의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일어났으며, 양적 완화를 실시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도 화폐 가치가 시장의 가치와 상관없이 요동쳤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처음부터 통화량이 정해져 있고 단일 운영 주체에 의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화폐 가치가 불안할 때는 오히려 신뢰할 수 있는 지급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구제금융을 받으며 예금에 과세를 단행한 키프로스에서는 자금이 대거 비트코인으로 몰렸으며, 그리스나 아르헨티나 등의 지역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아이슬란드에서는 경제 위기로 외환 거래가 금지되자 비트코인과 유사한 가상 화폐인 오로라코인(Auroracoin)’이 개발되어 배포되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문제점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중앙 집중형이 아니라 분산 네트워크형이라는 데 있고, 해킹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컴퓨터를 동시에 공격해야 하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도 커다란 안정성을 지닌다. 그렇지만 개인들이 지닌 비트코인을 관리하는 전자지갑이 거래소에 접속하는 방식은 해킹 위험에 취약하며, 실제로 다수의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도난당하기도 했다.
 
내부 운영자들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Mt. Gox)에서 전체 거래량의 5%에 해당되는 65만 비트코인(당시 시세로 약 1200억 원)이 부당 인출되어 폐쇄되었다. 처음에는 해킹에 의한 피해인 줄 알았으나, 대부분은 회사 시스템의 잔액 데이터 조작에 의해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비트코인을 투자 수단이 아니라 대안 화폐로 이용하려고 할 때 가장 불안한 부분은 가격변동성이다. 비트코인이 처음 거래된 20104월에 1비트코인의 가치는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14센트였지만, 20115월에 27달러까지 상승했다.
 
2013년에는 유로존 위기와 미국, 중국 정부의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 평가 등이 기폭제가 되어 투기와 버블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폭등해 11월에 120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비트코인 시세는 마운트곡스의 파산과 중국 인민은행의 거래 금지 이후 폭락을 거쳐 2015년 기준으로 200~3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비트코인의 익명성을 악용한 마약, 무기 등의 불법 거래나 돈세탁, 탈세 등이 발생할 여지가 높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현행법상 불법성을 띠는 거래만 규제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자격을 갖춘 회사에 면허를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독일은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인정하고 거래와 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국제 공조도 이뤄지고 있는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가상 화폐가 테러 조직의 송금 등에 사용되지 않도록 공동으로 규제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가상 화폐의 가능성
 
비트코인은 새로운 가치를 지니지만 동시에 문제점과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비트코인은 아직 초창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해서 다양한 실험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문제점을 보완하며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비트코인이라는 화폐의 성공과 별개로, 블록체인을 통한 분산 시스템 기술은 효용성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미국 장외 주식거래소인 나스닥(NASDAQ)은 비상장 회사의 주식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시범 적용할 계획을 밝혔다.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인 오버스톡(Overstock)2500만 달러의 회사채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Barclays) 등 거대 금융기관들도 자사 시스템 및 서비스의 혁신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산탄데르(Santander)은행 소속 연구 기관인 이노벤처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은행이 절약할 수 있는 인프라 비용이 2022년까지 150~2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